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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어서

(15)
자신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이제는 괜찮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 피곤한 어제를 보내고 같이 눈을 뜬 우리. 일어나자마자 씻으러 향하는 그녀. 어제밤 피곤한 탓인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잠에 들 생각만 가득했던 그녀였고 그런탓에 평소보다 애정표현도 적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눈을 뜨고 피로가 좀 풀린 그녀가 내심 내게 안겨 귀여운 얼굴을 보여줄까 기대했던 탓에 서운한 기분이 들어버렸다. 뭐랄까 사실은 피곤함 때문이 아니었던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출근준비를 하느라 바쁜 그녀와 그녀를 태워주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나. 나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정신없이 바쁜 그녀이다. 월요일인 오늘부터 금요일까지의 어찌보면 짧기도 어찌보면 길기도 한 짧은 이별의 앞에서 나를 신경쓰지 않는 그녀에게 칭얼거리고 싶었나보다. 그..
어린아이 나는 28이다. 20대의 후반이라는 나이에 들어섰지만 사회적으로 봤을 때에는 아직은 어린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너에게만은 어른이고 싶다.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수 있고 이해해줄 수 있고 나는 나로서, 너는 너로서 온전하게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사람으로서 너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연애란 그런 것이었다. 네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해도 그것이 너이기에 다 받아들일 수 있고 다 이해하며 그런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이런 사랑을 너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오히려 내게 간섭해주고 나를 자꾸만 봐주고 나를 너의 사람으로 누가 봐도 느낄 수 있게 그렇게 변해가고 정착하는 게 좋다. 뭐 나의 경우는 제쳐두고. 이런..
한심한 놈 ‘짜증 나’ 누구나 예민한 날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뭔가 맘에 들지 않는 그런 날. 잠시 기분이 좋았다가도 돌아서면 무슨 일이 없더라도 짜증이 확 나는 그런 날. 그 날이 그녀에겐 그런 날이었나 보다. 보고 싶은 마음을 안고 달려간 그녀의 집 근처에서 그녀에게 주기 위한 꽃을 한 송이 샀다. 지난번에 실패한 계획을 만회하기 위해 오늘은 정확히 계산하고 실행했다. 예쁜 장미를 한 송이 손에 들고 이걸 보고 웃어줄 그녀를 상상하며 그녀가 도착할 곳으로 돌아가는 동안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다. 어쩐지 꽃을 들고 가는 내 모습이 부끄럽지 않다. 혼자서 한 손에 들린 꽃을 보며 웃으면서 걸어가는 내 모습이 오히려 행복한 사람 같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너무 행복한 사람이다. 꿈에 그리던..
좋아하는 이유 오늘 아침에도 같이 눈을 뜬 우리지만 하루로는 모자라는지 오늘은 우리 집으로 찾아오기로 했다. 약속이 있는 그녀를 친구들에게 보내고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내세울 것 없는 내가 그나마 꾸준히 하고 있고 두 살 어린 그녀가 왠지 나를 보며 가장 좋아하는 것 같은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고 요즘 들어 가장 보람을 느낀다. 항상 내 몸을 쓰다듬어주는, 가끔은 손이 응큼한 위치로 슬금슬금 이동하는 그녀가 귀엽기도 하면서 뿌듯하다. 온몸을 다 쓰다듬어주면 좋겠다. 천상 개와 같은 성향인지라 어딜 만져도 거절하는 법을 모르는 나다. 운동 후 집 정리를 간단히 하니 어느새 그녀가 도착할 시간이다. 역으로 마중 나가 그녀를 만난다. 비가 오는 바람에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모르는 척해..
평범하고 특별한 하루 '늘 가던 곳으로 걸어가면 돼?' '맞아!' 몇 번이나 갔다고 어느새 익숙해진 그 거리를 오늘도 간다. 미세먼지 대문인지 땅에서 가까운 하늘은 조금 흐릴지 몰라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똑바로 바라보면 미세먼지를 느낄 수 없을 만큼 파란 하늘이다. 이제는 제법 따뜻해진 날씨 덕에 새로 산 신발과 조금은 얇은 셔츠를 차려입고 그녀를 만나러 간다. 전에 했던 꽃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금 일찍 집에서 나왔다. 집 앞의 예쁜 꽃집에서 꽃을 사 가고 싶었지만 지하철 안이 너무 더워서 꽃이 시들 해질까 봐 그녀의 집 근처 꽃집으로 가기로 한다. 그녀가 도착하기 30분 전 그녀의 집 근처에 있다는 꽃집으로 향했다. 당황스러웠다. 포털사이트 검색만 믿고 간 곳에는 빈 상가만 덩그러니 있었을 뿐이었다. 어쩔 수..
2021.3.17.18.19 평소처럼 집으로 돌아와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한 달 남짓 지난 우리, 피곤한지 목소리가 다운되어있다. 최근 이직을 준비하는 그녀였기에 피곤함이 몰렸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평소처럼 날 예뻐해주지 않는 느낌에 조금은 서운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바쁘고 피곤한 그녀에게 보챌 수는 없었다. '어제 오늘 우울했는데, 친구 만나고 나니까 좀 괜찮아졌어.''아 정말..?''응. 근데 좀 괜찮아''아...가끔씩 찾아오는 우울함인거야..?''응 맞아~ 가만히 놔두면 돼' 절대로 가만히 놔두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난 지 한 달 남짓밖에 되지않은 우리, 최근 우리의 연락은 간결해졌고 활기를 띄지 못했다. 그게 다 우리가 둘 다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에는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치부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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