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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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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대돼 조금 일찍 나이트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빠르게 씻고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바로 오늘 그녀를 위한 선물을 배송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다가오는 쉬는 3일이라는 여유에 젖어 자기 전 TV도 보고 휴대폰도 보면서 아침 9시~10시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자고 일어나면 오후 4시~5시 사이인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던 나였다. 오늘의 기상 목표는 오후 2시이다. 최소한의 잠으로 하루를 이겨내 보자. 잠들기 전, 그녀에게 줄 가구를 넣을 박스를 찾아본다. 둘러보니 적당한 사이즈의 박스가 하나 있긴 한데, 오뚜기 밥이라는 글자가 너무 강렬하게 쓰여있어서 고민이 된다. 급하게 집에 있는 A4 사이즈의 종이들로 덮어보려고 시도하지만 종이를 뚫고 나오는 강렬함에 결국 다 떼어버린다. 일어난 이후의..
센스있는 남자친구 평일의 휴일을 맞이한 어느 날.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고 그녀의 퇴근 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오늘도 간단히 배달앱을 통해서 저녁메뉴를 고르고, 그 시간을 아껴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메뉴가 뭐가 중요하겠나 그저 같이 있는게 중요한 지금이지. 우리의 첫 시작은 2월 14일로 정해졌다. 발렌타인 데이라는 의미보다는 우리의 시작일에 더 초첨을 맞추고 싶다. 이 날부터 나는 나와의 시작을 허락해 준 그녀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하고싶었다. 마침 한 달 뒤인 3월 14일은 화이트 데이라 불리운다. 주로 사탕을 주고 받는 날이지만, 다 큰 어른이 고작 사탕으로 선물을 주는 것은 성에 차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사탕보다는 초콜렛을 더 좋아하기에 ... 뭐 그런 이유로 그녀를 위한 선물을 찾아보고 있었..
집에 가고 싶어 띠로링~ 아침에야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벌써부터 웃음으로 가득 차 있다. 교대근무를 하는 탓에 몸은 누구보다 힘들지만 오늘만은 다르다. 집에 먹을 음식도 간식도 충분히 채워뒀고 청소도 나름대로 깔끔히 해 두었다. 가장 중요한 건 오늘아침엔 나를 반겨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내 근무가 일정하지 않아서 우리는 종종 평일저녁에 만난다. 서로가 살고있는 집 사이의 거리도 꽤 멀어서 자주 볼 수 없기에 내가 쉬는 날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녀를 맞이하며 한 시간 반 이라는 거리를 달려간 나는 힘든 것은 다 잊고 오롯이 그녀에게 집중 할 수 있게 된다. 같이 저녁을 먹고 못 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또 다시 서로의 취향을 알아간다. 나는 이런 편안한 느낌이 좋다. 오늘은 주말을 맞이하여 ..
걷기 좋은 날 "끼익 턱" 요란하게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린다. 내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그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마스크 위로 드러난 얼굴만으로도 그녀의 매력은 흘러 넘친다. 황홀하게 기쁘다. 그런 그녀와 오늘 행궁동에서 데이트를 한다. 이미 손을 잡았던 터라 당연히 한 손엔 가방 한 손은 비워뒀다. '왜 망설여?' 잡을까 하다가 애매하게 멈춰버린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아버린다. 어색해서일까 혹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한 것 때문일까 생각이 들지만 그런 생각은 손을 잡아버린 후에 하기는 늦었다. 꿈에 그리던 그녀가 나와 손을 잡고 거리를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몇 번을 봐도 더 보고싶은 그녀의 미모에 칭찬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평범한 연인들처럼 오늘은 우리도 평..
날씨가 좋아서 '오늘만 버티면 된다!' '그러게 너무 신난다!' 나의 신남은 사실 내일이 설 연휴여서라기 보다는 그녀를 만날 수 있음에 있었다. 이번 설은 코로나 여파로 본가에서도 집에 오지 당부의 말씀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남게되었다. 쓸쓸한 연휴를 보내는 여느 명절과 다르게 이번 명절 연휴는 기대가 된다. 게다가 그녀도 나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연휴를 굉장히 기다리고있다. 사실 모든 직장인들이라면 기다리고 있을 법 하지만 혼자만의 행복회로를 돌려본다. 연락한 지 일주일 남짓, 둘 다 일을 하는 탓에 서로가 일을 할 때에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대화가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한 나의 노력과 그녀의 버릇같은 질문들이 오가며 우리의 연락은 계속 될 수 있었다. 일이 끝나고 내일 그녀를 볼 수 있을 지..
그녀의 취향 '오빠는 어떤 게 좋아?' 그녀가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사실 아직까지는 그녀가 나에대해 가지고 있는 마음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나는 그녀에 대해 많이 물어보지 못했다. 혹시 내가 너무 부담스러울까 싶은 마음이 먼저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연예인이기에 나에게 물어봐 주는 저 질문들 하나하나에 나는 성심성의껏 답변하고 똑같은 질문을 다시 물어본다. 아주 여유있는 척 하면서 말이다. 사실 대단한 질문들은 아니어서 그냥 물어보면 어떤가 싶으면서도 마치 첫 연애를 하는 소년처럼 28인 나도 부끄럽고 조심스럽다. 2살밖에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오빠 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존재이기에 그 부담은 배가 된다. 오빠라는 말은 사람을 바꾸는 것 같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철없는..
그녀와의 첫 만남 '밥 언제 사줄거야~?' 장난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말투로 연락이 왔다. 2년 전 졸업을 한 뒤 간단하게 인스타그램으로만 서로의 안부를 묻던 우리에게 구체적인 약속은 한 번도 없었다. 그녀가 취업을 했다는 사실과 화이트 톤으로 집을 꾸며냈다는 간단한 사실만을 알고 있을 뿐, 서로간의 감정이나 근황을 나누는 대화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기에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기대감에 가득차 있기도했다. '이제 안바빠? 언제 시간 돼?' 여유로움을 잃지 않으면서 조금은 위트있으려고 노력을 했다. 이런 대화쯤 당연한 사람처럼 절제하며 한 줄의 답장을 보내기 위해 지우고 또 지웠다. 2주 후면 설연휴이기에 연휴 마지막 날로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평소처럼 우리의 대화가 마무리 되는 줄 알았다. 항상 바쁘고 인기가 많던 그녀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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